수술 후기 축농증/비중격/물혹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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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농증 프롤로그

만성 비염을 앓던 제가 축농증에 걸린 것은 작년 4월경 한국에서 휴가를 보내고 네덜란드에서 돌아와 면역력이 떨어졌는지 5,6월에도 걸리지 않은 감기에 걸렸고

그의 자연 치유를 강조하는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네덜란드 의료시스템 덕분에 집에서 앓는 것을 일주일 동안 아파도 식욕만 넘치던 내게 처음으로 식음전폐를 안겼다.

뿐만 아니라 축농증으로 번져 치통이 생기고 얼굴뼈가 아프고 노랗게 변했으며 녹색으로 부비강을 가득 메운 농부들 때문에 네덜란드의 한 작은 도시에서 따뜻한 날들도 즐기지 못하고 초라하게 연명한 날들이었다.

나만 빼고 다 즐겁대.. 방에서 인견중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네덜란드 4, 5월은 어떤가, 그야말로 모든 네덜란드 국민이 휴가에 집중하는 축제의 날이다.그에 맞춰서 역시 우리 동네 병원들도 모두 휴가를 냈어.

휴가 나라 네덜란드…

결국 내가 등록한 홈닥터는 1주일간 휴가를 내 버렸기 때문에 옆 병원에 들러 진료를 했다.인터넷에 이미 내 증상을 다 검색해봐서 누가봐도 축농증…3분 남짓 진료받고 40유로 내고..받은건 사연을 듣고 겨우 받은 항생제 3일치(항생제도 줘야하는데 아파죽겠다고 반협박식으로 받았다) 나중에는 코세탁하라고 유튜브 영상 보여줬어 ㅎㅎ 이때 조기치료를 했으면 이정도 아니었을텐데..

이후에도 별다른 차도가 없었고 제대로 치료되지 않아 만성축농증으로 바뀌었고 한국에 돌아온 뒤 다시 심해져 동네 이비인후과를 찾았지만 코에 물집이 생겼다며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권했다.매번 이비인후과 가는것도 너무 번거롭고 마침 시간여유도 있을겸 대학병원을 알아보았는데 와우 연세세브란스랑 서울대병원의 진료예약이 가장 빠른게 한 달후였다.진료가 한달 뒤면 수술은 언제 또 해?

그래서 바로 포기하고 네이버 검색 중 발견한 관악이비인후과.블로그에 어떤 분이 나와 같은 증상으로 수술을 해서 후기를 보니 괜찮은 것 같아 후기가 좋고 나쁨의 절반이었는데 그냥 손해 볼 뿐이라는 생각에 무작정 접속했다.

서울대입구역 8번 출구에 위치한 관악이비인후과 개인병원으로는 규모가 크다. 진료를 받는 의사도 4명이 있지만 수술은 원장선생님 최종욱 선생님이 받는 것처럼 예약이 안 돼 무조건 당일에 가서 진료를 받는 형식이다.우리 동네보다 사람이 많은 이비인후과는 처음이다.4층은 진료실 검사실, 5층은 수술실 입원실이 있다.

한시간째 기다리고 진료를 받고 증상을 하면 잘 찾아왔다며 대학 병원보다 우리가 더 잘한다고 자신 있게…수술 날짜를 결정하는 것이 관건이었다만, 왠지 내일도 가능하다고 해서 이것이 진정한 한국의 선진 의료 시스템이다”라고 곤혹스러운 나는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해서 2일 후 수요일에 수술하기로 했다.진료를 받고 나서는 수술 전 검사를 했다.사진도 찍고 심전도, 상반신 엑스레이, 후각 검사, 목소리 문장 읽기, 알레르기 검사, 혈압 검사, 핏빛 제거 등을 했다.

결과는 일주일이 걸린다고 했고 문제가 있으면 알려준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알려주지 않은걸 보니 아무 문제가 없는거 같아.몰랐는데 먼지 알레르기가 있다고 한다.아…그래서…

수요일 아침 7:30까지 오라고 했는데 집이 너무 먼 관계로 8시에 도착했다.5층에 별실이 8개 정도 있었는데, 그 안에 풀로 파묻힌… 이때 불안감이 엄습했다.수술을 진료하게 하는 병원이라니… 나 정말 해도 되는걸까?

5층에 입원실이 꽉 차서, 나의 입원실은 4층에 있었다. 5층이 더 넓어서 좋다고 생각해. 수술실이 5층인데 계단으로 왔다갔다 하는게 좀 번거로웠어. 그래서 5층 주사실에서 링거를 맞고 대기한다. 아 맞다. 이때부터 정신없이 대책없는 병원상황에 대해 실망한다.

병원복으로 갈아입고 물도 마시지 못한 채 단식한 상태에서 링거를 맞았다.이완제였는지 몇 분이 지나면 어지러워 어슬렁거렸다.와우. 이번 달에 링거를 두 번이나 맞았네. 난생 처음이다.

그런데 여기 간호사들과 의사들은 자비가 전혀 없어. 항생제 주사도 엉덩이가 아니라 허리 진심인 허리선에 맞아서 아파 죽겠다.잘못 두었는지 첫날부터 멍이 들고 난리도 아니었다.

유약한 내 손에 링거를 맞으려다 나중에는 멍이 들었다.

수술후기

수술은 금방이었다. 부분마취로 코에 주사를 넣고 소리… 소리가… 싫었지만 아슬아슬하게 코가 혹사시켰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는 얘기였다.

수술하고 온 나를 보고 M군은 당황한다.

하나라고 생각했던 물 혹은 여섯 개가 넘었고, 그것들을 베었더니 피가 온종일 튀었다.그리고 축농증뿐 아니라 물집 제거, 비중격까지 모두 수술했다.솜으로 콧구멍을 막아놔서 내 모습이 이상해서 울면서 웃었다. 코에 압박이 많이 있었는지 안압이 높아진건지 눈물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흘러내렸다.얼굴이 부어서 자체 편집… 코딱지다wwww너무볼만했다.코로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에 입이 너무 건조하고 입이 계속 마르기 때문에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숨쉬기가 힘들었다.점심으로 죽을 가져다 줬는데 그럭저럭 먹을 수 있어.마취가 풀린 뒤에는 무통주사와 이완제 같은 링거를 두 차례 맞고 3시경 당일 퇴원했다.약 때문에 엎치락뒤치락했지만 간호사와 의사가 주기적으로 와서 상태를 체크한 것은 좋았다.그리고 병원 안이 엄청 더워. 에어컨을 틀고 싶을 정도…

그리고 수술하고 나서 지금이 딱 일주일째! 수술 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꽤 많아.

먼저, 코로 호흡할 수 있다. 비염환자에게 코로 숨을 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수술 후 3일째까지는 피가 나고 코털로 막게 되는데 그 후 병원에 가서 드레싱? 진료할 때마다 내 콧속에 있는 거즈 빼주는데 (이게 대박…) 아파.자비롭지 못한 의사 때문에 항상 이중코피 흘리고 그래.5일째 되는날 거즈를 많이 뺐던거 같은데(아직 콧속에 있는게 함정) 코가 뻥 뚫리지 못해서 코가 아팠어;;;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경험이랄까.

둘째,아침저녁으로재채기가없어졌다.평소 아침에 일어나 재채기를 몇 차례 하고 환절기나 먼지를 날리면 쉴 새 재채기를 했는데 수술한 뒤 사라졌다.갑자기 재채기를 한게 언제인지 생각해보니 수술 이후에 한게 없었다니… 이 점에서도 선생님은 최고이고 저는 바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비는 없습니다.

셋째, 코를 풀지 않는다.피곤해서 코를 곤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잘 때 코가 항상 막혀서 입으로 숨을 쉬면 자연스럽게 코를 골게 됐다.그런데 수술 후 입을 다물고 자려고 노력하고 코를 껴안는 것은 모르지만 코를 작게 깨물고 있다.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너무 따끔거리는데 요즘은 그런 일도 없어졌다.

그 밖에…수술 전날까지 괴롭혔던 고름과 얼굴의 뼈의 통증, 두통도 사라졌다.앞으로 병원에 얼마나 가야 할지 모르고(얼마나 또 나를 울리려고) 귀찮지만 하고 나면 깔끔한 코세척도 매번 거르지 않고 해줘야 하는데, 그러고 나서 지금의 코가 워낙 제 기능을 잘 하고 있어 수술을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관악 이비인후과 병원에 대해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내 상태가 어떤 상태이고 어떻게 호전되는지도 보여주지 않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 답답하다. 진료를 보고 나서 다음 내원 일정을 잡는데 예약을 하고 가도 30분을 기다리는 것은 일스고 병원에 수술환자+진료환자가 정말 많아 늘 쫓기듯 진료를 받고 오는 기분이다.그리고 간호사들이 필요 이상으로 옆에서 보조해주는데 그게 또 그렇게 정신없다.여기저기서 4명이 나에게 한번에 다 말하는데 정신이 사납다;;;